골프장에 출동한 소방차,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난 4월 전남 순천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여성이 공을 주우려다 연못에 빠져 숨졌습니다.
경찰은 최근 캐디를 입건하고 중대시민재해를 일으킨 혐의로 골프장 대표를 추가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연못, 한번 빠지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봅니다.
골프장 연못은 보통 '워터 해저드' 라고 부르는데요. 조경을 위해 만든 얕은 수심의 '경관용'과, 빗물을 모아두기 위해 만든 '저류용'으로 나뉩니다.
저류용은 가뭄 때 잔디에 뿌릴 빗물을 모아두는 용도라서, 폭도 넓고 수심이 깊습니다.
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표면을 시멘트나 비닐로 덮어서 바닥도 미끄럽습니다.
해저드 내부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도 위험성이 다른데요.
수영장처럼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직벽형, 중심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지는 경사형이 있습니다.
1998년 박세리 선수가 양말을 벗고 들어가 샷을 날렸던 해저드의 물을 뺀 모습입니다.
한눈에 봐도 얕은 경관용이자 직벽형이죠.
수심이 얕은 데다, 물에 빠져도 턱면을 잡고 나올 수 있어 그나마 안전한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난 해저드는 최대 수심 4m에 이르는 저류용이면서 경사형이었는데요.
캐디가 구명환을 던져 구하려 했지만, 수심이 깊고 바닥 방수포 탓에 미끄러워서 구조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원태 / 대원대 응급구조과 교수]
"들어가면 10cm, 20cm, 30cm 이런 식으로 깊어지죠. 물을 채워서 가뭄 때 잔디에 물을 줘야 하니까 많이 깊죠. (깊이가) 20m 되는 곳도 있어요."
해저드 주위에 안전 펜스나 수심을 알리는 표지판을 설치한 골프장은 드문데요.
가급적 물에 빠진 공은 찾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팩트맨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황진선 박혜연 PD
구성 : 임지혜 작가
그래픽 : 유건수 김민수 디자이너
사진출처 : 전남 순천소방서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